채용 불황에 경력직 선호 현상이 나날이 뚜렷해지면서, 신입들이 설 자리는 자꾸 줄어만 가는데요. 가뭄에 콩나듯 신입 공고가 떠도 서류 전형에서 계속 좌절을 맛보고 있다면, 오늘의 오픈JOB톡을 유심히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여러 기업의 인사담당자들, 그리고 실무 면접관으로 수백 건의 서류를 검토해 본 시니어 기획자와의 익명 인터뷰를 통해 '뽑고 싶은 신입 지원 서류'는 어떤 것인지 아주 솔직하게 들어 봤어요.
신입 서류를 검토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
날카로운칼날(11년 차/마케팅기업 인사담당자): 경력이 없다는 건 '일을 잘하리라는 근거가 없다’는 뜻이잖아. 그래서 다른 증거에 더 주목하게 돼. 우선, 맥락있는 경험을 얼마나 했는지 봐. 인턴, 공모전도 좋고, 동아리나 알바라도 괜찮아. 단순 참여가 아니라, 본인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까지 주도한 경험이 있는지가 중요하지. 다음으로는 어디서 주워 들은 말이 아니라, 본인이 왜 이 업계에 오고자 하는지에 대한 일관된 서사가 있는지를 살펴.
착한고양이(6년 차/IT기업 인사담당자): 신입의 경우 경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뭘 많이 해봤는가’보다는 경험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편이야.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선택들이 지원하는 직무와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거지. 예를 들어, 단순히 ‘이 직무에 관심 있다’는 말보다는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구체화해왔는지가 보여야 설득력이 생기는 거 같아.
별빛이내린다(9년 차/서비스기획자): 신입이라 경력이 없다고 해도, 어떤 사고방식으로 일하는 스타일인지는 서류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 기획 직무는 실행보다 설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소서 등을 얼마나 구조적으로 짜임새 있게 작성했는가를 유심히 검토해. 논리 없이 감정만 있는 글, 두서없이 나열한 경험은 읽는 입장에서 피로하게 느껴져. 일머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비비빅(5년 차/B2B기업 인사담당자): 우리 조직은 B2B 특성상 업무가 추상적이고 긴 호흡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그래서 신입을 채용할 때도 사고의 틀이 잡혀 있는지, 끈기 있게 무언갈 해본 경험이 있는지를 보는 편이야.

특히 탁월하게 느껴지는
신입 자소서의 특징을 꼽아본다면?
날카로운칼날(11년 차/마케팅기업 인사담당자):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어. 첫째, 한 문단만 읽어도 글의 전체적인 의도가 보여. 논리적으로 본인의 경험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할 줄 안다는 게 느껴지지. 둘째, 우리 회사에 대해 조사한 흔적이 보여. 자사 비전과 제품, 관련 뉴스들을 훑어보고 현황에 맞춰 지원동기를 쓴 지원자는 확실하게 돋보여.
마지막으로, 자소서에 문제 해결 경험을 포함했다면 높은 점수를 주게 돼. ‘이 사람은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인상을 주거든.
별빛이내린다(9년 차/서비스기획자): 기획 직무 지원자들의 자소서를 볼 땐 자기 경험을 기획의 언어로 전환해서 쓰는 능력이 있는지 보게 돼. 예를 들어, 동아리 행사 기획을 했다면 ‘타깃 설정, 목표 수립, 실행, 리스크 관리’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소서가 더 눈에 띄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우리 회사와 업계에 대해 자기만의 관점으로 분석해 풀어냈던 사례가 있었어. 잘 없는 케이스이긴 하지.
비비빅(5년 차/B2B기업 인사담당자): 난 탁월한 케이스보다 별로였던 사례들이 더 많이 떠오르네… 우리 회사에서는 영업지원 직무의 신입 채용이 종종 열리는데, ‘영업을 잘할 자신이 있다’는 식으로 자소서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렇게 직무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떨어지는 서류들은 합격을 주기가 어렵지.
착한고양이(6년 차/IT기업 인사담당자): 그 분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면 탁월한 신입 서류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 특히 직무 관련 경험을 일관되게 해온 분들은 커리어 방향성이 확실해 보이고, 준비를 많이 해온 게 느껴져. 직무에 대한 이해도나 몰입도도 높아 보여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반대로 특별한 직무 경험이 없거나 남들과 비슷한 경험을 했더라도, 그걸 자기만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성장가능성 및 잠재력이 높을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야.

신입들이 지원서 작성 시
자주 하는 실수가 있다면
날카로운칼날(11년 차/마케팅기업 인사담당자): ‘난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어’와 같은 식으로 경험을 줄줄이 나열한 사례는 자연스럽게 넘기게 돼. 경험의 목록만 길고 결국 어떤 강점을 가진 지원자인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무색무취로 느껴지지 않겠어?
그리고 지원한 회사를 무조건 찬양하는 식의 지원동기는 설득력이 떨어져. 가능하다면 회사의 비전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어떻게 기여하고 싶은지 풀어주는 게 좋겠지.
착한고양이(6년 차/IT기업 인사담당자): ‘다른 신입 지원자들에 비해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글’이 곧 지원서라고 생각하면 어떤 실수를 피해야 할지도 조금 더 감이 잡힐 거야. 가장 자주 보는 실수는, 너무 정형화된 틀에 맞춰서 쓰거나 본인의 언어보다 있어 보이는 단어들만 나열하는 경우야. 그러면 오히려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개성이 보이지 않아서 아쉽더라.
특히 지원동기는 어디서 복붙해온 듯 비슷한 내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진정성 있게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 써주면 눈에 확 띄는 편이야. 진심 어린 글은 결국 설득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
비비빅(5년 차/B2B기업 인사담당자): 띄어쓰기, 맞춤법, 레이아웃 정돈조차 안 된 이력서는 합격을 주기 정말 어려워. 경력 없는 신입에게 가장 필요한 건 '태도'이고, 그건 서류에서부터 드러난다고 봐. 간혹 회사명, 직무명을 틀리게 내는 경우도 있는데 제출 전에 꼼꼼하게 살펴보는 거 잊지 말자.
채용시장에서 신입 티오가
비교적 활발하게 열리는 직군은 뭐야?
착한고양이(6년 차/IT기업 인사담당자): 상대적으로 일정 수준의 온보딩이나 교육만 받으면 빠르게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직무들, 예를 들어 영업, 마케팅, 운영, 고객지원(CS), 경영지원 같은 직무에서 신입 티오가 활발하게 열리는 것 같아. 이런 직무들은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매뉴얼화돼 있고, 실무 속에서 배우면서 익힐 수 있다 보니 신입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어.
대기업처럼 내부 육성 여력이 있는 조직에서는 직군 상관없이 신입 티오가 꾸준히 열리는 편이긴 해. 업무 성과보다는 잠재력을 먼저 보고 사람을 뽑은 다음, 조직 안에서 성장시켜 나가는 방식을 채택하는 거지.
데이터 분석이나 AI 관련 직무처럼 수요는 많은데 인력 공급이 부족한 직무에서도 신입 채용을 하는 경우가 있어. 지금 당장은 실무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기초 역량이나 사고방식이 괜찮은 사람을 먼저 선점해서 길러보려는 니즈가 있달까.
날카로운칼날(11년 차/마케팅기업 인사담당자): 인력 순환이 잦은 직군일 수록 신입 채용이 활발하지. 영업이나 CS, 운영 직군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어. 내가 지원하고 싶은 직무에 신입 채용이 잘 안 열린다면, 유관 경험을 최대한 전략적으로 많이 쌓고 인턴십이나 부트캠프 등을 통해서 실무 경험을 간접적으로라도 축적하는 걸 추천해. 그 과정에서 포트폴리오와 본인만의 강점을 쌓을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