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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가장 큰 관문, 면접입니다.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시험은 공부하면 된다지만, 답이 없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럽죠. 각종 모범 답안이 있다지만, 모범 답안대로 말하면 너무 뻔한 답이라 이제는 금지 답안이라 하기도 하고요.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은 질문의 '의도' 아닐까요? 문제를 낸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을 때, 나만의 정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면접 경험이 부족한, 혹은 수많은 면접을 봤지만 지금도 그 질문의 의도와 정답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컴퍼니타임스>의 JP요원이 질문의 의도를 분석해 답변 방향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런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 각종 채용 면접을 앞두고 있는 분
- "진짜 가고 싶은 회사 면접이 잡혔다" 면접 준비 제대로 해봐야지 싶은 분 
- "그때 떨어졌던 그 회사, 이런 질문을 받았었는데…" 지금도 이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이상하게 면접만 보면 떨어지는데,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는 분
 

Q. 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는 취업하고 싶지 않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지 않거나 퇴사의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일자리 특징'을 조사해 발표했는데요. 1위를 차지한 것이 '근무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직장'이었습니다. 월급보다도 중요하게 꼽힌 것이 '근무시간'이었죠. 

 

그만큼 '일과 업무의 균형', 즉 워라밸이 좋은 일자리를 가르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워라밸에 대한 질문은 곧 근무 시간, 더 직접적으로는 야근이나 주말 근무 등 추가 근무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되곤 합니다. '워라밸'이라고 하면 정해진 시간 내 근무를 하고 이외 시간은 일 이외의 삶을 자유롭게 누리는 것으로 이해가 되니까요. 

 

그래서겠죠. "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에는 "야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거나 "야근이나 주말근무 해도 괜찮나?" 같은 질문이 연달아 떠오릅니다. 

 

사실 난감합니다. 워라밸 중요하죠. 세상에 야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질문을 하고 있는 면접관도 야근 싫을걸요? 자고로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미덕으로 떠오른 시대 아닙니까? 

 

그렇지만, 면접에서 워라밸이나 근무 시간 관련 질문은 '답정너'(답은 정해져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로 받아들여집니다. '워라밸이고 뭐고 무조건 야근 할 수 있다고 말해야지' 싶잖아요. 언뜻 생각해봐도 "저는 워라밸이 무척이나 소중해서, 근무 외 시간에는 절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라고 답하면 안될 것 같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붙여만 주십쇼! 야근 얼마든지 가능합니다"라고 말하자니 속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는 모두 아니까요. 야근이 즐거울리 없다는 것을. 

 

면접관님, 면접관님도 워라밸 중요하잖아요. 다 알면서 이런 질문 왜 하는거죠? 

 

A. 업무와 삶은 정말 함께할 수 없는 걸까요?
나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야근이 많다는 건 회사가 그만큼 많은 일을 하고 있고 잘 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맡겨진 일이 많다는 것은 제가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저는 사회 초년생입니다. 야근이 많더라도 업무 초석을 다지고 능력을 쌓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면접에서 워라밸이나 야근 관련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으로 많이 거론되는 답변입니다. 이에 대해 "서로 마음에 없는 소리인 것 알고 있지만, 면접이니까 이렇게 말해야지" 같은 반응이 많이 나오죠. 말 그대로 무난한 답변입니다. 그렇다보니 많은 지원자들은 비슷한 답변을 준비하곤 합니다. 

 

맞습니다. 흠잡히지 않고 넘어갈만한 답변입니다. 평가는 면접관마다 다를 것 같습니다. "훌륭한 마인드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들 그렇게 말하는데 정말?"같은 의문을 갖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비슷하게 대답하니까요. 

 

또 이런 질문에 대해 "이 회사 야근이 많아서 이런 질문을 하는구나" "워라밸은 당연히 중요한데 이런 것을 물어보다니 꼰대군"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워라밸이 좋다"고 소문난 회사의 면접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오곤 합니다. 이 질문의 의도는 정말 "우리는 야근이 많은 회사다"거나 "우리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는 의미일까요?   

 

사실 워라밸은 이미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떠올랐습니다. 각종 연구들은 직원들이 업무에만 매몰되는 것보다 삶과 업무가 적절히 균형을 이룰 때 업무 성과가 높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워라밸이 일과 삶을 분리 구분하는 의미가 더 강하다며 구분이 아닌 조화, 즉 '일과 삶의 적절한 조화를 추구한다'는 의미의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떠오르기도 하고요. 

 

회사가 '워라밸'을 중시하는 이유는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면, 중요한 것은 업무와 삶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통해 조직원은 더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회사는 더 효율적인 업무적 성취를 높일 수 있다는 고민이 담겨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많은 회사들은 이미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일 겁니다. '좋은 성과를 내는 인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재'들이 회사를 고를 때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얘기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워라밸을 고민하는 이유는 좋은 인재들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는 얘기죠. 

 

하지만 워라밸이 중요하다는 공감대 한편에서는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시간만 때우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성과를 높이는데는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인식되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지는 상관없이 시간 다 됐으니 집에 가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거죠. 면접관 중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있을 겁니다. 

 

나는 업무와 조직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사실 회사 업무라는 것이 1년 365일, 하루 8시간 근무라는 고정된 근로 조건 속에서만 이뤄지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워라밸이 좋다는 회사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HR 직무라면 채용 시즌에, 회계 직무라면 결산 기간에, 마케팅이나 개발 직무라면 프로젝트 마감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업무가 집중돼 추가 근무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외부 고객을 상대로 하는 업무의 경우 돌발적인 상황에 따라 근무 시간 외 근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업무 특성을 가진 조직이라면, 정해진 근무 시간 외에는 근무를 할 수 없다는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일하기 힘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또 개인의 능력에 따라 같은 일이라도 걸리는 시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업무량이 절대적으로 많을 수도 있지만, 개인의 능력치에 따라 업무 시간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회사가 조직의 워라밸을 지키는 방법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조직원을 배제하는 방법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회사가 조직원의 워라밸을 지키고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하는 이유는 결국 '능력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잡아두기 위해서'니까요. 

 

나는 내 일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나 

 

흔히 워라밸은 절대적인 근무 시간을 기준으로 논의가 되곤 합니다. 칼퇴근이 곧 워라밸의 핵심 지표가 되기도 하죠. 사실 그동안 한국은 절대적인 근무 시간이 길어서 개인의 삶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특히 사회 초년생의 경우 근무 시간 이후에 일을 하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 유연하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실제 워라밸 만족도가 높은 회사 중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업무량과 야근이 많은 회사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조직원들은 워라밸이 높다고 느끼는 걸까요? 

 

"물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보니 업무량은 적지 않아요. 프로젝트 마감이나 일이 많을 때는 야근을 하기도 하죠. 일이 잘 풀리는 날은 자율적으로 늦게까지 일하기도 하고요. 대신 업무 일정 등을 개인의 상황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문화에요. 일이 많아서, 일이 잘 풀려서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했다면, 다음날 출근 시간을 좀 늦출 수 있는 식이죠. 각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식에 따라 근무 일정을 조율할 수 있어서 일이 많은데도 업무 성과를 챙기면서 워라밸도 잘 지켜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잡플래닛 평점 4점 이상, 워라밸 만족도 4.5점 이상을 기록한 회사의 한 직원이 '워라밸 만족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단지 하루하루 근무 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야만 워라밸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인거죠. 물론 이런 환경을 가능하게 하는 회사의 조직 문화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워라밸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개개인이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때, 업무적 성취 역시 높아지기 때문일겁니다. 일 역시 삶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니까요. 

 

'일'만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번아웃'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일'도 나라는 사람의 삶 안에 있는건데, 지쳐 쓰러져버리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일조차 챙기지 못하게 되버릴 수 있습니다. 결국 일을 오래, 잘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이를 잘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나는 업무 스트레스가 쌓일 때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는 사람인지, 어떤 상황일 때 더 업무적 성취를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거죠. 

 

회사가 듣고 싶은 것은
"내 삶보다 일이 더 중요해"일까?

 

결국 회사가 이 질문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은 단순히 근무 시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지원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 △업무에 대한 책임감 △회사의 성장과 업무적 성취가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적합한지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즉 지원자가 일을 바라보는 관점, 업무를 대하는 지원자의 태도와 가치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러니 답변 역시 이런 내용들을 담겨있을 때, 답변의 진정성이 느껴지고 공감이 갈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단지 일을 얼마나 더 할 수 있다 없다, 야근을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닌 업무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고, 맡은 업무를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고, 더 좋은 업무 성과를 만들기 위한 책임감과 의지가 있고, 이 일이 개인의 성장과 목표를 성취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를 위해 워라밸이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지 등을 담아서 설명해주는 거죠. 

 

이는 지원자 역시 깊이 고민해봐야 할 주제이기도 합니다. '면접만 보고 끝'이 아니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업무와 추구하는 업무 방식, 커리어적 성취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관을 먼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분명해야, 자신에게 맞는 조직을 찾아 도전해 볼 수 있으니까요. 
 
일하고 싶은 조직이 분명한 상황이라면, 그 조직의 성향에 맞는 일하는 방식과 태도, 가치관을 고민해 조율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정말 일하고 싶은 조직'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이 일을 할 때 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인거고요. 

 

물론 정말 회사에 야근이 많아서, 워라밸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면접관이 워라밸을 중시하는 요즘 가치관이 싫어서, 물어보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사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고, 이렇게 일을 해야 인정받는 분위기 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의 답변 방향은 정해져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지원자의 선택이 중요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고 싶은 조직인지, 내가 어느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겠죠. 

 

이를 미리 알기 위해서 가능한 회사의 업무 분위기는 미리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잡플래닛을 비롯해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미리 회사의 업무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으니 미리 찾아보고 고민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겁니다. 참고로 사회 초년생이나 주니어라면 면접에서 워라밸이나 야근에 대해 직접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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